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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김장하, 그 조용한 울림이 자꾸 생각납니다오늘의 시선/내가 바라보는 세상 2025. 4. 16. 11:36
넷플릭스 화제작, 그리고 진짜 어른에 대한 회상
가끔은 요란하지 않은, 조용히 마음을 건드리는 영화를 찾게 됩니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그런 작품을 하나 만났습니다.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입니다.
처음에는 별 기대 없이 틀었지만, 끝나고 나서는 마음 한쪽이 오래 울렸습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우리는 존경할 수 있는 어른을 마지막으로 언제 만났을까.”사라진 큰 어른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
예전엔 분명히 있었습니다. 지역을 대표하던 어르신, 사회적으로 신뢰받던 원로, 후배들이 말없이 따르던 선배.
그런 분들이 있었기에 혼란스러운 시기에도 사람들은 기준을 잃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큰 어른’이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소란한 말들이 넘치고, 책임 없는 행동들이 더 많이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김장하라는 이름은 낯설지만, 이 영화는 오래전 우리가 알고 있던 ‘어른’이라는 단어를 다시 꺼내보게 합니다.경남 진주의 한약방에서 시작된 조용한 삶
김장하 선생은 평생을 진주에서 한약방을 운영하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그 삶은 결코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경제적 이익보다 사람을 우선했고, 특히 교육에 대한 남다른 신념으로 오랜 시간 청소년들을 위한 장학사업을 이어갔습니다.
놀라운 점은 그 모든 것이 ‘익명’으로 진행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영화 속에서 김장하 선생은 단 한 장면도 직접 등장하지 않습니다.
인터뷰 요청을 끝까지 거절하셨다고 합니다.
대신, 그와 함께했던 이들의 증언으로 그의 삶이 채워집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주변 사람들이 더 잘 알고 있었습니다.넷플릭스 화제작, 결국 극장판으로 이어지다
‘어른 김장하’는 지역 방송사인 MBC경남이 제작한 다큐멘터리입니다.
2023년 여름, 넷플릭스에 공개되면서 예상외의 반응을 얻었습니다.
대대적인 홍보도 없었고, 유명 인물이 등장하는 작품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입소문만으로 넷플릭스 내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랐고, 결국 극장판으로 재편집되어 2023년 11월 15일 정식 개봉에 이르게 됩니다.
개봉 이후에도 관객들의 재상영 요청이 이어졌고, 지금도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습니다.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준 사람
김장하 선생의 삶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말보다 행동으로 일관된 삶을 살았다는 점입니다.
이름을 알리려 하지 않았고, 기부를 하면서도 기록을 남기지 않았으며, 도움을 주면서도 조건을 달지 않았습니다.
그런 모습은 말보다 강했습니다.
누구보다 조용했지만, 그의 삶은 지역 사회를 움직였고, 수많은 사람의 기억에 깊게 남았습니다.우리는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가
영화를 보고 나니, 자연스럽게 제 삶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과연 어떤 어른인가’, ‘나는 누구에게 따뜻한 기준이 되고 있는가’.
요즘처럼 존경보다는 논란이 더 많은 시대, 김장하 선생 같은 어른의 삶은 묵직한 울림을 줍니다.
큰돈을 기부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내 주변의 누군가에게 신뢰를 주고, 조용히 옳은 일을 해나가는 태도만으로도 어른이 될 수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영화였습니다.마무리하며
영화를 본 이후, ‘좋은 어른’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자주 맴돕니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을 것 같은 삶이었지만, 그 사람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에서 울컥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다짐했습니다.
진짜 어른이 그리운 이 시대에 꼭 한 번 보시기를 권합니다.
넷플릭스를 통해 쉽게 볼 수 있고,
극장판으로 재개봉되며 더 많은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이 영화.
삶의 본질과 선한 영향력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이 귀한 작품을
많은 분들이 한 번쯤은 꼭 보셨으면 좋겠습니다.